학교에서 살아남기
학교라는 공간은 다양한 사람을 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왼손잡이로 학교 생활을 한다는 건, 매일이 ‘오른손잡이 세계’에서의 생존을 의미한다.
그중 가장 큰 장애물은 단연 책상이다. 단순히 앉는 자리를 넘어, 수업 몰입도, 체력 소모, 심지어 자존감까지 영향을 미치는 왼손잡이의 책상 생존기, 지금부터 풀어보겠다.
오른손 기준 책상의 압박 – 왼손잡이는 어디에 팔을 두나요?
학교에서 흔히 사용하는 책상은 기본적으로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특히 책상 일체형 의자, 즉 오른쪽에만 팔걸이와 책상판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에서는 왼손잡이는 '손 놓은 상태'로 앉게 된다.
왼손으로 필기하려 하면, 지탱할 공간이 없다. 책상판이 오른쪽에만 있으니 왼팔은 허공을 헤맨다.
자연스럽게 몸을 비틀게 되고, 필기 자세가 망가지고, 허리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다.
심지어 엎드려 자려 해도 오른쪽 책상 때문에 고개를 반쯤 꺾어야 한다. (왼손잡이 엎드려 자는 자세=아크로바틱)
실제 경험
고등학교 시절, 새 학기에 자리를 배정받으면 가장 먼저 확인한 건 "내 주변에 책상 괜찮나?"였다.
운 좋게 일반 책상이면 괜찮았지만, 팔걸이형이면 그때부터 전쟁이었다.
왼손으로 억지로 쓰려다 노트가 책상 밖으로 반쯤 삐져나가고, 옆 친구 노트를 뺏다시피해서 겨우겨우 버텼던 기억이 난다.
🧩 왜 모든 책상이 오른손 기준일까?
대다수 인구가 오른손잡이이기 때문 (약 90%)
제작 단가 절감 차원
"왼손잡이도 적응하면 된다"는 묵시적 강요
하지만 왼손잡이 입장에선 '적응'이란, 불편을 감수하는 다른 말일 뿐이다.
적응한다고 몸이 편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작은 무시가 쌓이면서 피로감은 커진다.
왼손잡이 생존 전략 – 책상 위치를 고르는 방법
왼손잡이로 살아남기 위해선 자리를 잘 고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책상은 바뀌지 않지만, 위치는 바꿀 수 있다.
📚 1) 맨 왼쪽 줄을 사수하라
왼손잡이는 글씨를 쓸 때 팔을 왼쪽으로 뻗어야 한다.
그런데 오른쪽에 친구가 있으면? 팔이 계속 부딪히고 서로 민폐가 된다.
맨 왼쪽 줄에 앉으면 한쪽이 비어있어 팔을 마음껏 뻗을 수 있다. 스트레스 대폭 감소!
팁: 맨 왼쪽 자리는 뒷자리보다는 앞자리 쪽이 더 인기 없기 때문에 선점하기 쉽다.
📚 2) 일반형 책상 있는 교실을 찾기
일체형 팔걸이 책상이 아닌, 그냥 네모난 일반 책상이라면 훨씬 자유롭다.
일반 책상은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왼손으로도 편하게 필기 가능.
실제 경험으로 대학교 때, 건물별로 책상 타입이 달랐다. 일체형 책상 건물에선 늘 목 아프고 스트레스였지만, 일반형 책상 강의실에선 편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같은 공부라도 스트레스 지수가 달랐다.
📚 3) 짝꿍과 협조하기
짝을 잘 만나야 한다. 오른손잡이 친구에게 "내가 왼손잡이라 필기할 때 팔 부딪힐 수 있는데 괜찮겠어?" 미리 말해두면, 서로 거리 조정이 쉬워진다. 서로 이해가 있으면 훨씬 편안하다.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 – 작은 배려가 큰 변화를 만든다
사실 개인이 애쓰는 것도 좋지만, 학교 환경 자체가 바뀌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다.
모든 왼손잡이가 매일매일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는 건, 분명 비효율이다.
🏫 1) 왼손잡이용 책상 도입
최근 몇몇 학교에서는 왼손잡이용 책상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왼쪽에 팔걸이+책상판이 달린 버전으로, 왼손잡이도 자연스럽게 필기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유럽 쪽 대학에서는 왼손용 책상이 표준으로 비치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 2) 교실 내 다양한 타입의 책상 배치
모든 책상을 왼손용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다만 교실 한쪽에 5~10% 정도 왼손잡이용 책상을 마련해두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가 있다.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것 자체가 존중이다.
🏫 3) 학생 스스로 요구하는 것도 필요
어릴 때는 "괜히 문제 일으키지 말자"며 참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작은 불편함을 말하고, 개선을 요청하는 건 '투정'이 아니다.
왼손잡이도 똑같이 편하게 공부할 권리가 있다.
목소리를 내는 것, 작은 요청이 모여서 환경을 바꾼다.
✨마무리하며: 왼손도 똑같이 존중받을 수 있기를
학교라는 공간은 성장의 터전이어야 한다.
그런데 왼손잡이라는 이유만으로 매일 작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면, 성장도, 몰입도, 즐거움도 반감된다.
왼손으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질문을 던지는 모든 학생들이 당당하고 편안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
왼손잡이는 특이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다른 방향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이 작은 ‘다름’이 존중받는 세상이야말로 진짜 멋진 학교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