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댕댕이도 왼손잡이일까?
남자친구 집에는 반려동물인 댕댕이 반야가 함께 산다. 친구 집에는 냥이 뀨가 함께 산다.
왼손잡이를 주제로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반야나 뀨도 왼손잡이일수 있을까?'
놀랍게도, 동물들 역시 특정 '앞발'이나 '앞다리'를 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우리와 가까운 반려동물들도 각자의 선호하는 발이 있으며, 이는 인간의 손잡이와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어떤 고양이는 장난감을 집을 때 주로 왼발을 쓰고, 어떤 강아지는 문을 긁을 때 오른발을 더 자주 사용하는 식이다. 이러한 '발 선호성'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신경학적 발달과 연관된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번 글에서는 반려동물도 왼손잡이가 존재하는지, 집에서 어떻게 간단히 테스트할 수 있는지, 그리고 발 선호성이 반려동물의 성격이나 행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반려동물도 '왼발잡이'가 있을까? 과학적 근거
동물 행동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동물의 '발 선호성'에 주목해왔다. 특히 강아지와 고양이는 인간과 비슷하게, 특정 앞발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강아지의 경우
한 연구에서는 50마리 이상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특정 행동(공 가져오기, 발 들기 등)을 반복 관찰했다. 그 결과, 약 30~40%의 강아지는 오른발을 선호했고, 30~40%는 왼발을 선호했으며, 나머지는 뚜렷한 선호가 없는 양손잡이(양발잡이)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일부 품종(예: 리트리버, 보더콜리)에서는 왼발 선호가 더 많이 관찰되기도 했다.
고양이의 경우
고양이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2018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컷 고양이는 왼발을, 암컷 고양이는 오른발을 더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결과는 성별 호르몬이 발 선호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암시한다.
뇌 구조와의 연관성
사람처럼 동물의 뇌도 좌우로 나뉘어 있으며, 신체의 좌측은 뇌의 우반구, 우측은 좌반구가 통제한다. 이 때문에 특정 앞발을 선호하는 것은 뇌 발달의 방향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선호하는 발이 강한 동물은 스트레스에 더 잘 대응하거나 특정 훈련을 더 빨리 습득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반려동물 왼발·오른발 테스트
그렇다면, '반야'나 '뀨'는 왼발잡이일까? 간단한 방법으로 테스트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놀이형 실험을 반복해 관찰해보자.
강아지 테스트 방법
장난감 던지기
좋아하는 장난감을 던지고, 가져올 때 어떤 발을 먼저 사용하는지 기록한다.
문 열기/긁기 행동 관찰
문을 열려고 하거나 관심을 보일 때 주로 사용하는 발을 본다.
앞발 올리기 훈련
'손!' 명령을 내리고 어떤 발을 먼저 내미는지 체크한다.
Tip: 각 행동을 최소 50회 이상 반복 관찰해야 신뢰도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고양이 테스트 방법
간식 통 꺼내기
투명한 간식통에 간식을 넣고, 꺼내려 할 때 사용하는 앞발을 기록한다.
장난감 터치 유도
장난감을 흔들어 고양이가 터치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발을 관찰한다.
사냥 놀이 관찰
레이저 포인터나 장난감으로 사냥 본능을 자극하고, 어떤 발을 더 민첩하게 쓰는지 본다.
주의사항: 억지로 유도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금물이다. 자연스러운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 해석
왼발을 주로 사용하면 '왼발잡이'
오른발을 주로 사용하면 '오른발잡이'
특별한 선호 없이 둘 다 비슷하게 쓰면 '양발잡이'
반려동물의 발 선호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환경과 학습에 따라 어느 정도 유연하게 변할 수 있다. 따라서 한 번의 테스트가 아니라 일주일 정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좋다.
(반야는 주인 닮아서 오른손잡이였다..!)
발 선호성과 반려동물의 성격·행동의 관계
흥미롭게도, 반려동물의 '발잡이'는 그들의 성격이나 행동 패턴과도 연관이 있다.
스트레스 반응
왼발을 선호하는 동물은 스트레스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우뇌가 부정적인 감정(두려움, 스트레스)을 더 많이 처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오른발을 선호하는 경우 스트레스에 더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훈련과 학습 능력
일부 연구에서는 발 선호성이 뚜렷한 동물이 명령어 학습 속도나 집중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왼발잡이 강아지는 복잡한 명령어를 더 빠르게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
사회성
고양이의 경우, 오른발잡이 고양이는 상대적으로 사회성이 높은 경향이 있으며, 왼발잡이 고양이는 독립적이고 조심성이 많은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실생활 적용
스트레스에 민감한 왼발잡이 강아지는 새로운 환경 적응 훈련 시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오른발잡이 고양이는 낯선 사람에게도 상대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 사회화 훈련이 수월할 수 있다.
단, 발 선호성은 개별 차이가 크므로 절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참고용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하며: 반려동물의 작은 습관에서도 발견하는 특별함
우리가 매일 함께하는 반려동물들도 각자 선호하는 앞발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정말 흥미롭다. 왼발잡이인지, 오른발잡이인지 알아보는 과정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반려동물의 성격과 스트레스 반응, 학습 스타일 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테스트를 통해 우리 반려동물의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일은 주인과 동물 사이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해주는 기회가 된다. 이 과정에서 억지로 결과를 내기보다는 자연스럽고 반복적인 관찰을 통해 그들의 성향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왼발잡이 강아지나 고양이든, 오른발잡이든, 또는 양발잡이든 각각의 개성은 모두 소중하다. 그들이 선호하는 방식과 행동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 반려동물과 우리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반려동물의 '작은 손잡이 이야기'를 통해 또 하나의 특별한 공감대를 만들어보자. 우리의 작은 관심이 그들에게는 세상 가장 큰 사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