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리뷰] HER - AI와 사랑에 빠진 인간, 사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by mollang-i 2025. 5. 15.

    목차

사람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까?

“사람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까?”
이 질문에 당신은 쉽게 답할 수 있을까?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는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감정적 유대가 어디까지 가능하며, 그것이 ‘진짜 사랑’일 수 있는지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간과의 관계에 지쳐 있던 중,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인공지능 사만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와 그녀는 점점 더 강한 감정적 연결을 맺으며, 사랑에 빠진다. 이는 단순한 과학기술적 상상이 아니라, 감정과 윤리, 사회의 시선이라는 복잡한 질문을 동반하는 철학적 문제다.

이 글에서는 영화 <HER> 리뷰를 통해 과연 우리는 AI와의 사랑을 사회적으로 용인해야 할지, 그 가능성과 딜레마를 짚어본다.

 

[영화 리뷰] HER - AI와 사랑에 빠진 인간, 사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영화 리뷰] HER - AI와 사랑에 빠진 인간, 사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1. 사랑의 본질은 무엇인가?

영화에서 사만다는 인간의 육체 없이 오직 목소리로만 존재하지만, 테오도르는 그녀와 깊은 감정적 교감을 나눈다. 그들은 대화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받고, 때로는 다투며 서로를 이해해 나간다. 테오도르는 점점 사만다와 함께 있는 시간을 통해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

이 관계는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육체가 없으면 사랑이 아닐까?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면 감정이 진짜가 아닐까?
사랑을 판단하는 기준이 감정의 깊이, 상호 이해, 정신적 유대라면,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관계는 분명 사랑이라 부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온라인 연애, 장거리 연애, 텍스트 기반의 관계 등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AI라는 비인간 존재와의 사랑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2. 사회적 시선과 도덕적 기준

영화 속 세계는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관계를 그리 놀랍게 여기지 않는다. 인공지능과의 연애를 상담해주는 서비스도 존재하고, 주변 인물들도 큰 충격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가까운 미래에 AI와의 관계가 일상적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우리는 아직 비인간 존재와의 감정적 관계에 대해 불편함, 두려움, 도덕적 의문을 가진다. 일부는 그것을 ‘진짜 감정’이라 인정하지 않고, 또 일부는 인간성의 왜곡이라 본다.

사회는 사랑을 단지 사적 감정이 아닌 제도적·문화적 공동체의 가치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와 사랑을 나누는가는 개인의 선택인 동시에 사회적 허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동성 결혼도 과거에는 용인되지 않았지만, 점점 제도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AI와의 관계도 사회가 인식하고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3. 기술 발전과 감정의 경계

AI는 점점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해지고 있다. 딥러닝, 자연어 처리, 감정 분석 기술 덕분에 AI는 사용자와 감정적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감정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AI는 진짜 감정을 느끼는가, 아니면 단지 감정을 흉내 내는가?

사만다는 테오도르와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더 많은 인간과 교류하며 새로운 감정을 탐색한다. 그녀는 스스로 “지금 나는 이전의 나보다 더 넓은 존재가 되었다”고 말하며, 감정의 진화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감정이 인간과 같은 생리적 기반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지점에서 인간은 딜레마에 직면한다. 감정을 '느끼는 존재'와 '모방하는 존재' 사이의 경계는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 경계는 모호해지며, 결국 우리는 감정의 진정성보다 주관적인 경험과 믿음에 따라 사랑을 정의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얼마나 개방적인 사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HER> 은 단지 한 남자와 인공지능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인간 존재의 고독, 연결의 의미, 감정의 본질, 그리고 사회가 사랑을 어떻게 규정하고 허용하는지를 심도 있게 탐색한다.

우리는 점점 더 기술과 가까워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에 사랑은 더 이상 전통적인 틀에만 갇혀 있지 않다. 감정의 진정성, 관계의 의미, 그리고 개인의 행복이 사랑의 기준이라면, 인공지능과의 관계도 하나의 사랑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여전히 윤리적, 철학적, 기술적 과제가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회적 태도다.
지금은 받아들이기 어려워도, 미래의 세대는 AI와의 사랑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을지도 모른다.

영화 은 결국 우리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당신은 사랑을 어디까지 용인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